1863. 3. 12 이탈리아 페스카라 ~ 1938. 3. 1 가르다 호숫가의 가르도네라비에라. 이탈리아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단편작가. 19세기 말과 20세기초의 이탈리아 문단을 이끌었다.
저명한 정치가이자 페스카라의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로마대학교에서 공부했다. 16세 때 첫 시집 <이른봄에>를 펴냈다. 시집 <새로운 노래>는 개성이 더 뚜렷하고 활기가 넘치며, 정열적이고 감각적인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자전적 소설 <기쁨의 자녀>에서는, 이후 그의 소설에 많이 나오는 니체의 초인과 같은 정열적 주인공이 첫선을 보인다. <침입자>에도 그러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인 <죽음의 승리>를 발표할 무렵에는 그는 이미 유명해져 있었다. 이 소설과 그 뒤에 발표한 대표작 <바위산의 처녀들>에는 악독할 정도로 이기적이며 철저하게 비도덕적인 니체적 주인공이 등장한다. 단눈치오는 제1차 세계대전 때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시 부분의 가장 중요한 작품은 서정시집 <하늘, 바다, 땅, 영웅을 예찬하며>이다. 이 연작시의 제3권 <알키오네>는 토스카나 지방 여름의 냄새, 맛, 소리, 사건들을 그려낸 작품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단눈치오 시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다. 1894년 여배우 엘레오노라 두세와 오랜 기간 계속된 불륜의 관계를 시작했고, 그녀를 위해 비극 <조콘다>와 <프란체스카 다리미니>를 비롯한 희곡을 쓰게 되었다. 마침내 그녀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쓴 관능적인 소설 <불꽃같은 삶>에서 둘의 관계를 드러냈다. 가장 뛰어난 희곡은 아브루치농민들의 두려움과 미신을 그린 힘찬 시극 <이오리오의 딸>이다. 뒤이어 여러 편의 희곡과 장편소설 1편을 발표했으나 그 수입으로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빚을 지게 되어 1910년 프랑스로 피신해야만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이탈리아로 돌아와, 이탈리아도 참전해야 한다고 열렬히 주장했다. 이탈리아가 참전을 선언한 뒤 직접 전장에 뛰어들어 군에서 여러 위험한 임무를 수행했으며, 마지막으로 공군에 입대해 싸우다가 전투 중에 한쪽 눈을 잃었다.
1919년 300여 명의 지원병들과 함께 베르사유 조약에 반기를 들고 피우메의 달마치야 항구를 점령했다. 이탈리아 정부와 연합국 측에서는 이곳을 유고슬라비아의 새로운 주로 합병시키자고 제안했으나, 단눈치오는 이탈리아에 속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20년 12월까지 집정관으로서 피우메를 다스리다가 이탈리아 군부의 강압에 못 이겨 통치권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담한 행동으로 피우메에서 이탈리아의 이권을 확보했으며, 이 항구는 1924년 마침내 이탈리아의 영토가 되었다. 그 뒤 열렬한 파시스트가 되어 베니토 무솔리니로부터 훈장과 함께 국정판으로 작품집을 펴내는 포상을 받았으나, 이탈리아 정치에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았다. 롬바르디아의 가르도네리비에라로 은둔하여 회고록과 고백록을 썼다. 다채로운 경력, 말썽 많은 연애사건, 전시에 보여준 대담성, 2차례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발휘한 정치적 지도력과 웅변술 때문에 그는 당대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그의 문학작품들은 자기중심적인 관점, 매끄럽고 음악적인 문체, 여성과 자연에 대한 사람을 통해 얻은 감각적 만족감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한 점 등이 특징이다. 또한 당대의 사상과 양식을 지나치게 받아들인 까닭에 다른 작가들의 영향을 무분별하게 반영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희곡도 이러한 경향을 보이지만 <이오리오의 딸>만은 힘차고 박진감 있는 인물묘사로 돋보인다. 시인 단눈치오의 위력은 풍부한 감수성에서 나온다. 일찍이 <이른 봄에>와 <새로운 노래>에서 여인과 자연을 사랑하는 소년의 넘치는 건강과 젊음의 패기를 명료하고도 힘 있게 그려내는 놀라운 재능을 보인 바 있다. 비록 그 뒤의 시에서는 병적이고 퇴폐적인 주제로 돌아섰지만, 성숙기의 대작 <하늘, 바다, 땅, 영웅을 예찬하며>, 특히 제3권 <알키오네>에서 넘쳐흐르는 생명력을 되찾았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새롭고 음악적인 형식을 찾아냈다. <알키오네>에 실린 시 가운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감각적이고 환의에 찬 느낌을 표현한 몇 편은 이탈리아 현대시의 걸작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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